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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oul – Woodcut

    광주 오월목판화 – 항쟁의 증언

    1980년 광주 5·18민주화운동은 한국 사회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불의하고 폭력적인 군부와의 저항과 투쟁, 독재 타도, 민주주의 쟁취라는 명분과 시대정신은 1980년대를 종횡으로 가로질렀다. 정치·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성과 미학적인 면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 중에서도 80년대 민주화운동의 발화점인 광주에서의 직접적 항쟁의 체험과 기록과 기억은, 미술 이전 인간 존재와 정치권력의 합목적성, 그리고 시민계급에 대한 자각과 세계정신인 인권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현실주의적 리얼리즘’ 민중주의적 민주성, 그리고 실존적 동시대성을 담보하고 증언하는 자생적 작품을 생산했으며, 동시에 독자적인 이념과 양식의 조형적 결과물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목판화는 가장 두드러진 장르로 당대를 기록하고 증언했다. 특히 항쟁의 현장인 광주의 80년대를 관통한 그것은 미술사적으로도 가장 두드러진 저항미술의 한 예이기도 하다. 서술이든 묘사든 압축된 형상이든 간에, 광주에서의 목판화는 그런 미술운동의 핵심적 미디어로 동시대 부조리에 저항하는 혁명의 시각 기제로 작동했었다. 목판화 특유의 강력한 표현성과 복제적 대중성으로 폭력적 죽임에 대한 패배와 절망을 극복하며, 세계 시민성-보편적 인권- 평화에 대한 인간다움과 희망을 의식 깊숙이 새긴 것이기도 하다. 선동적 구호로, 서정적인 감성으로, 서사적인 기록으로, 역사적 민중성의 체현으로 80년 이후 한국 사회의 민주, 자주, 노동, 통일, 계급 등에 대한 모순에 지속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던지는 실천이자 사회적·미학적 미술운동이기도 했다. 상처가 클수록 각인된 표현은 깊다. 그것은 광주만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반성을 동반했다. 죽임과 살림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 인문적 통찰, 그리고 정치·사회적 실천의 미학적 단초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의 특별 섹션에 초대된 광주의 목판화는 5·18민주화운동 현장에서의 체험- 저항-기록-증언-정서를 지속적으로 형상화한 결과물들이다. 작가 자신, 이웃, 광주와 호남 시민들의 분노와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80년대 민주화운동 전체 과정에서 그 발화점인 5.18민주화운동의 전형성을 담보해냈다. 모두 작가 개별적인 목판화 형식이 공동체적 울림으로 전유되고 확대되는 작품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급변화로 기획 규모와 형태가 어쩔 수 없이 축소되어 아쉽지만, 향후 광주 목판화의 전모가 전국적으로 소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제목 목판화
    큐레이터 김진하
    일시 2020. 6. 3. – 6. 30.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12:00 – 19:00
    장소 나무아트
    (03146)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무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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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OGRAPHIES OF THE CURATORS

    김진하는 대안공간 나무화랑의 대표이자 목판화 전문가이다. 1984년 한강미술관 큐레이터를 시작으로 1988년부터는 한선갤러리의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1988년부터 1989년까지 나무화랑 기획실장으로 활동했고, (주)아트 컨설팅 서울 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목판화에 대한 주요 저서로는 『김상구 목판화-자연으로, 나무를 닮아가다』(한길아트, 2009), 『출판미술로 본 한국근현대목판화 1883-2007: 나무거울』(우리미술연구소 품, 2007)이 있다. 이 외에도 현대미술에 관한 다수의 평론과 책을 발표하며 목판화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했다.